2017년 6월 18일 일요일

거친 삶

토요일 저녁에 본방을 하고, 일요일 아침에 재방을 하는 KBS1방송의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이라는 프로그램을 나는 즐겨 본다. 오늘 아침 방송 내용 중에는 홍콩의 가사도우미 이야기가 나왔다. 30만 명에 달하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여성들이 홍콩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는데, 그들이 마치 노예와 같은 처지에서 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은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힘든 일을 통해 번 돈을 고향의 가족에게 보낸다고 한다.

EBS의 ‘세계테마기행’도 즐겨보는 프로그램인데, 일요일 저녁에는 주중에 했던 다섯 편의 내용을 연달아 보여주기에 시간이 되면 꼭 보곤 한다. 이번 주에는 엄홍길씨가 히말라야의 여러 마을들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방송 내용 중에 나오는 짐꾼(쉐르파 sherpa)의 험난한 삶은 이전에 보았던 다른 여러 다큐멘터리에서 익히 보았던 것이지만 마음에 불편함을 준다. 그들은 그런 힘든 일을 하는 이유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 주변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환경에서 자신보다는 가족을 위해 버거운 삶을 버텨나가고 있다는 것도 안다. 잠깐 동안의 행복과 긴 고통. 이 역시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얼마나 먼 미래까지 그런 모습들로 인해 마음이 무거워야 할까 생각해본다. 생각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는 대답은 이 평화로운 일요일 저녁을 절망으로 물들인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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